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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는 왜 코카-콜라의 상징이 되었을까
2023.12.21
ⓒ코카-콜라
산타는 어떻게 코카-콜라의 상징이 되었을까
매년 겨울이면 코카-콜라 광고에는 산타 할아버지가 등장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여러 명의 산타가 등장하는 CF를 통해 ‘누구든 따뜻함을 나누는 산타가 될 수 있다!’고 말해요. 빨간 옷에 하얀 수염, 볼록한 뱃살까지 콜라 페트병을 연상케 하는 산타의 모습. 추운 겨울에 따스함을 전하는 산타는 어떻게 코카-콜라의 겨울 심볼이 되었을까요?
글│전민지
코카-콜라를 팔았던 제이콥스 약국 ⓒ코카-콜라
1886년 코카-콜라의 탄생
코카-콜라와 산타클로스의 관계를 알아보기 전, 먼저 코카-콜라의 역사를 짚어보도록 해요. 코카-콜라는 무려 137년의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브랜드입니다. 코카-콜라가 처음 탄생한 건 1886년. 미국의 약사 존 펨버턴John Pemberton이 만든 펨버턴의 프렌치 와인 코카가 시초입니다. 남북전쟁이 끝난 미국에서는 맛도 좋고 약효도 있는 음료가 인기를 끌었거든요.
금주법이 시행되면서 알코올을 뺀 베이스 시럽에 약국마다 있던 소다 파운틴Soda Fountain으로 만든 탄산수를 섞어 판매하게 되었죠. 한 잔에 5센트로 즐기는 코카-콜라 특유의 달콤한 맛과 톡 쏘는 짜릿함은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초창기 코카-콜라 광고 ⓒ코카-콜라
존 펨버턴의 전담 회계사 프랭크 로빈슨Frank Robinson은 코카나무 열매인 코카Coca와 콜라나무 열매인 콜라Kola를 조합해 코카-콜라라는 이름을 만듭니다. 콜라Kola의 스펠링을 Cola로 변경해 C를 여러 번 반복함으로써 발음에 재미를 주고, Coca-Cola가 돋보이도록 스펜서체Spencerian scrip 로고를 직접 그렸다고 해요.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코카-콜라 로고의 탄생이죠.
1892년 코카-콜라 컴퍼니 설립
약재 도매상이었던 아사 캔들러Asa Candler는 코카-콜라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습니다. 건강이 악화해 사망한 존 펨버턴 박사가 여러 명에게 나눠준 지분을 사들이고 로고를 만든 프랭크 로빈슨과 함께 코카-콜라 컴퍼니The Coca-Cola Company라는 이름의 법인을 세웠습니다. 그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코카-콜라는 회사 설립 3년 만에 미국 전역에서 판매되는 쾌거를 이뤘어요.
당시 코카-콜라는 콜라 원액만 팔고 보틀러Bottler: 병 제조업자가 직접 병에 담아 판매하는 보틀링Bottling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문제는 코카-콜라를 따라 하는 경쟁업체들이 많았다는 거예요. 한눈에 봐도 알아볼 수 있는 코카-콜라만의 독창적인 병을 디자인할 필요가 생겼죠.
컨투어 병 ⓒ코카-콜라
1915년 코카-콜라 병 제작
코카-콜라는 보틀러를 대상으로 병 디자인 공모를 열었습니다. 루트 유리공장The Root Glass Company 알렉산더 사무엘슨Alexander Samuelson과 얼 딘Earl Dean의 컨투어 병Contour이 채택되었어요.
컨투어 병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숨어있어요. 코카 열매와 콜라 열매의 생김새를 몰랐던 디자이너들이 코코아 열매와 혼동해, 볼록한 코코아 열매를 모티브로 디자인했다는 거죠. 결과적으로 어두컴컴한 곳에서도 쉽게 구분할 수 있는 코카-콜라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이 탄생하게 되었어요.
ⓒ코카-콜라
1919년 어니스트 우드러프Ernest Woodruff가 코카-콜라 컴퍼니를 인수합니다. 이후 아들인 로버트 우드러프Robert Woodruff가 사업을 이어받았어요. 코카-콜라는 이때부터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시작해요.
올림픽과 월드컵의 공식 파트너가 되었고, 6팩 캐리어도 선보이게 되었죠. 또한, 전 세계 어디서나 코카-콜라를 즐길 수 있도록 보틀링 시스템을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바꿨어요.
코카-콜라 광고(1931) ⓒ코카-콜라
1931년 산타클로스 등장
탄산감 가득한 코카-콜라는 더위를 싹 가시게 하는 짜릿함과 상쾌함이 특징인데요. 그래서 여름에 비해 겨울 매출은 현저히 낮았어요. 겨울철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코카-콜라의 선택은? 바로 산타클로스였습니다.
당시 미국은 산타클로스 열풍이었다고 해요. 매년 성탄절,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하는 푸근하고 따스한 산타클로스는 경제대공황으로 삶이 팍팍해진 미국인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어준 거예요. 코카-콜라는 소비자들이 겨울에도 코카-콜라를 떠올릴 수 있도록 산타클로스를 활용한 광고를 선보였어요.
코카-콜라 광고(1959) ⓒ코카-콜라
일러스트레이터 헤이든 선드블롬Haddon Sundblom의 손에서 코카-콜라의 산타클로스가 탄생했습니다. 코카-콜라 로고의 빨간색은 산타클로스의 빨간 옷으로, 탄산의 기포는 산타클로스의 새하얀 수염이 되었죠. 선물을 주러 왔다가 냉장고에서 콜라를 꺼내 먹다가 들켜 깜짝 놀라는 표정, 어린이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산타클로스의 모습은 ‘한겨울에도 상쾌하게 즐기는 음료’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전하기에 제격이었어요. 덕분에 코카-콜라는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음료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코카-콜라 광고(1964) ⓒ코카-콜라
산타클로스를 만든 건 코카-콜라다?
코카-콜라가 빨간 옷, 흰 수염의 산타클로스 이미지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정설처럼 내려오고 있는데요. 어쩌면 코카-콜라는 산타클로스를 겨울철 광고 모델로 발탁한 혜안이 있던 걸 수도 있어요.
Merry old santa claus ⓒ토마스 네스트
코카-콜라의 산타클로스가 탄생하기 전, 산타클로스는 지금 모습이 아니었어요.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라 요정이나 주교, 성인 등 여러 모습이었죠. 여러 마리의 순록이 썰매를 끄는 지금의 산타클로스 이미지는 19세기에서야 완성되었습니다. 19세기 유명한 만화가 토마스 네스트Thomas Nast가 1881년에 그린 일러스트 속 산타클로스는 이미 빨간 코트에 하얗고 덥수룩한 수염을 기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1931년 코카-콜라 광고에 산타클로스가 등장하기 전부터 이미 산타클로스는 빨간 옷을 입고 있던 거예요. 마치 코카-콜라 광고 모델이 될 운명이었던 것처럼 말이죠!
ⓒ코카-콜라
코카-콜라 크리스마스 팝업스토어
크리스마스 파티 콘셉트의 코카-콜라 팝업 스토어가 서울 성수동에서 열립니다. 산타클로스, 폴라 베어, 컨투어 보틀 등 코카-콜라의 상징적인 아이템을 오너먼트로 제작해 선보이는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해요.
23/12/01~24/01/02
GS25 도어투성수점
참고자료
한국 코카-콜라
한국일보, 〈빨간 옷의 산타클로스, 코카콜라가 만든 이미지다?〉,2022년 12월 20일자
김병도, 《코카콜라는 어떻게 산타에게 빨간 옷을 입혔는가》, 21세기북스, 2003
어맨다 시아폰, 《브랜드의 비밀》, 성안당,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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