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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닝과 TWG의 차이를 찾아서

2023.11.30

ⓒtwgteakr


노란 패키지 홍차
트와이닝과 TWG의 차이를 찾아서


아침저녁 공기가 싸늘하게 곁을 맴도니 따스한 차 한 잔이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새하얀 다기에 따뜻한 물을 따르고 티백 하나를 담가요. 티백 사이로 붉은 수색이 우러나는 걸 보다가 문득 노란 패키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TWG…. 입으로 한 번 읊조렸더니 트와이닝TWININGS이라는 브랜드가 떠올랐어요. 같은 브랜드인가? 디자인이 유사한 다른 브랜드인가? 기억력을 탓하며 포털에 검색했습니다. 오, 두 개는 판이한 브랜드였어요!


글 │ 전민지

ⓒtwinings.taiwan


300년 전통 영국 대표 홍차, 트와이닝


자, 그러면 트와이닝부터 알아볼까요? 영국 차의 역사도 함께 짚어볼 겸 해서요. 트와이닝TWININGS은 무려 317년의 역사를 지닌 영국의 홍차 브랜드입니다. 1706년 토마스 트와이닝이 당대 영국의 대표적인 사교 장소인 커피하우스를 인수하면서 시작됐어요.

토마스 트와이닝의 커피하우스는 기존의 커피하우스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남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커피 대신 차TEA를 내세운 거예요. 특히 우려낸 차보다 건조된 잎차를 더 많이 팔았다고 해요. 커피하우스에 갈 수 없던 여성들이 자신의 응접실에서 사교 모임을 하면서 토마스 트와이닝의 커피하우스에서 사 온 최고급 잎차를 우려내 마셨고, 이는 지금의 트와이닝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영국을 대표하는 홍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으니까요.

ⓒtwinings.taiwan


트와이닝은 오랜 세월 많은 사랑을 받으며 점차 독특하고 매력적인 블렌딩 홍차를 선보이게 됩니다. 대표적인 차로 얼그레이Earl Grey를 꼽을 수 있는데요.

얼그레이는 19세기 영국 총리였던 찰스 그레이 백작의 요청으로 발명되었습니다. 1831년 찰스 그레이 백작은 중국에서 선물 받았던 랍상소우총 홍차의 맛을 잊지 못해 트와이닝에 이를 요청했고, 워낙 고가의 차라 구하기 어려웠던 트와이닝은 베르가못 향을 첨가해 얼그레이를 만들었다고 하죠.

ⓒtwiningsbr


지금은 어느 브랜드에서나 쉽게 맛볼 수 있고 대중성이 높아 밀크티나 베이킹, 잼 또는 하이볼이나 칵테일 등 활용도도 높은 차지만, 얼그레이의 맛과 향을 처음으로 선보인 브랜드는 트와이닝이에요.

그레이 가문의 인장과 그레이 백작의 서명이 유일하게 새겨진 브랜드라는 점이 이야기의 신빙성을 더해줍니다. 1837년 빅토리아 여왕이 수여한 영국 황실 납품 마크도 트와이닝의 브랜드 역사를 되짚게 하네요!

ⓒtwgteakr


단정함과 화려함의 공존, TWG


이제 TWG의 차례입니다. TWG는 2008년 싱가포르에서 시작된 브랜드예요. 싱가포르 라이프스타일 회사 The Wellness Group의 앞머리를 따서 브랜드 이름을 지었죠. 2010년 일본 도쿄에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지속해서 해외 진출을 이어왔습니다.

생각보다 짧은 연혁에 놀랐다고요? 맞아요. 브랜드 로고의 1837은, 언뜻 보면 TWG의 설립 연도로 착각할 수 있지만 실은 싱가포르 상공회의소의 설립 연도를 의미해요. 동서양 차 무역의 중심지였던 싱가포르의 상공회의소를 기념하기 위함이죠.

ⓒtwgteakr


TWG는 여러 유수의 차 브랜드 사이에서 남다른 생존 전략을 세웠어요. 바로 고급화 전략입니다. 밝은 상아색 컬러를 기본으로, 패키지와 틴 케이스의 디자인을 통일했습니다. 패키지 내부에는 골드 컬러를 입혀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면모를 공고히 했죠. 전통과 정통을 중시하는 영국 홍차와는 확연히 다른 길을 선택한 거예요.

ⓒtwgteakr


TWG 매장만 보더라도 브랜드의 럭셔리 콘셉트를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일한 컬러와 디자인의 틴 케이스가 진한 원목 장식장을 가득 채우고, 이를 핀 조명이 반짝반짝 비춥니다. 단정함과 화려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요.

국내뿐 아니에요. 전 세계 어디에서나 TWG는 화려하고 반짝이는 고급스러움을 풍기거든요. 100% 순면으로 만든 티백 주머니도 브랜드 퀄리티를 높이는 역할을 하죠.

ⓒtwgteakr


여기까지 읽으면 ‘트와이닝과 TWG를 왜 헷갈렸나’ 싶어질 거예요. 가만 보니 트와이닝의 얼그레이 제품의 패키지 컬러와 TWG의 브랜드 컬러가 비슷해요. 더구나 두 브랜드 모두 머리글자가 T라는 점도 혼란을 야기할 포인트이지 않았을까, 라는 변명도 슬쩍 해야겠군요. 하지만, 오늘부터는 헷갈리지 않을 자신 있어요!

참고자료
문기영, 『홍차수업』, 글항아리, 2022
박정동, 『홍차 아뜰리에02』, 21세기북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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