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탄생, 그 아름답고 매혹적인 과정을 되짚어 봅니다.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감동이 밀려옵니다.
우리의 모든 일상은 그 자체로도 예술이니까요.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가죽가방
Leather Bag

김호영

시간이 지날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견고한 가죽가방. 빈티지한 이탈리아 베지터블 가죽과 최고급 리넨사의 가죽가방 제작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클래식과 캐주얼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가죽가방의 매력을 경험해 보세요.

김호영 작가가 가죽가방을 만드는 과정은 가죽 선별, 패턴 제단, 단면 마감, 장식 부착, 바늘구멍 뚫기, 바느질, 마감으로 이루어집니다.

1. 가죽 선별

본격적인 작업은 가죽을 선별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오늘은 빈티지한 이탈리아 베지터블 가죽을 사용했습니다. 베지터블 가죽은 화학물질이 아닌 식물 성분에 담가 천천히 무두질한 가죽으로, 오래 사용할수록 부드러워집니다. 마음에 드는 가죽을 골랐다면 공예에 필요한 장식과 도구들은 작업대 근처에 세팅해 줍니다.

2. 패턴 재단

미리 준비한 가방의 패턴지에 맞춰 가죽을 재단합니다. 각 부분의 패턴지를 가죽 위에 올려 재단용 칼로 잘라주면 됩니다. 베지터블 가죽은 일반 가죽에 비해 약간 두껍기 때문에 섬세한 힘 조절이 필요합니다. 패턴지 위에 올린 동그란 쇳덩이는 문진인데요. 가죽이 밀리지 않도록 가죽과 패턴지를 고정하는 역할입니다. 다 자른 후에는 가죽의 모서리가 날카롭지 않도록 둥글게 마감해 줍니다.

3. 단면 마감

가죽 재단이 끝났다면, 가죽 단면에 마감재를 발라주어야 합니다. 우선 평평한 접시에 마감재를 짠 후, 스펀지에 적정량을 묻힙니다. 그다음 자른 가죽의 단면을 따라 마감재를 천천히 발라줍니다. 훨씬 깔끔하고 매끈하게 마무리된 단면을 볼 수 있죠. 특히 가죽 단면은 쉽게 오염되므로, 마감재를 바르면 가죽 오염을 방지할 수 있고 제품 퀄리티도 높일 수 있습니다.

4. 장식 부착

가죽에 구멍을 뚫은 후, 가방에 필요한 각종 장식을 달아주는 단계입니다. 가방 덮개의 자석부터 가방끈을 연결할 고리까지, 이후 가방 모양이 잡히면 장식을 달기 어려우니 미리 부착해야 합니다. 구멍에 장식을 끼우고 망치를 이용해 떨어지지 않도록 고정해 줍니다. 미리 붙여 놓아야 하는 장식들은 접착제를 발라 꾹꾹 눌러서 고정해 놓습니다. 꼼꼼히 붙인 장식은 가죽가방의 섬세한 디테일을 더해준답니다.

5. 타공: 바늘구멍 뚫기

바느질 길이 될 선을 가죽 위에 그어준 후, 선을 따라 바늘구멍을 뚫어주면 됩니다. 바늘구멍을 뚫을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를 그리프라고 하는데요. 그리프를 망치로 쳐서 바늘이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구멍을 내줍니다. 구멍의 크기에 맞는 그리프를 사용해 구멍을 내야 합니다. 이때는 간격이 일정하도록 잘 조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6. 바느질: 새들 스티치

구멍을 다 뚫었다면 바느질할 차례입니다. 천연 린넨사에 밀납 칠을 합니다. 밀납 위에 실을 올려서 쭉 당기면 자연스럽게 코팅이 됩니다. 그다음, 포니라는 도구로 작업물을 고정해 바느질을 진행합니다. 대부분의 가죽 공방에서 하는 손바느질 법은 ‘새들 스티치’입니다. 실 양쪽 끝에 바늘을 끼워 교차하는 방식의 바느질로, 말안장을 수공예로 바느질하던 기술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바느질은 가방의 튼튼함을 결정하므로 가죽을 잘 고정해서 한 땀 한 땀 섬세하게 작업해야 합니다.

7. 마감

바느질이 끝나면 마감 작업이 남아 있습니다. 날카로운 가죽 단면을 기계로 갈고, 장식을 달아 놓은 가죽과 가방 전체 가죽을 붙여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역시 꾹꾹 눌러 고정해 주고 남은 바느질을 해 줍니다. 이제 가방끈을 잘라 연결해 주면 끝이 납니다. 끈이 될 가죽 부분을 길게 자르고, 마감재를 활용하여 단면을 매끄럽게 해준 후, 가방끈을 조절할 고리까지 달면 완성입니다.

튼튼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테마로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가죽가방 및 소품을 만듭니다.